얀 슈반크마이어 (Jan Svankmajer) - 재버워키 (Jabberwocky)


(동영상 올리는 건 처음이라...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괜히 무섭다. ㅠㅠ)

'재버워키'는 체코의 초현실주의 영화감독인 얀 슈반크마이어의  단편영화 중 하나이다. 아마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읽은 사람이라면 책에서 앨리스가 '재버워키'라는 시를 거울에 비춰 읽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앨리스가 죽인 괴물의 이름이 재버워키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난감들을 보면서 아홉 살 때 선물받은 인형의 집이 떠올랐다. 처음엔 이 집을 받고도 그냥 시큰둥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때 뒤늦게 장난감에 열광하게 되면서 온갖 인형들을 모아 인형 마을을 만들었고,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도 그 인형들을 데리고 놀았다. 그러다가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인형놀이에 소홀해졌고, 고입을 마치고 나서 오랜만에 인형방에 들어갔을 때는 다시 인형 마을을 가지고 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전혀 재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완전히 인형놀이에 흥미를 잃게 되었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밖으로 멀리 날아간 종이학과, 옷장 안에 갇힌 새끼고양이처럼, 나도 이제 외동딸 특유의 철없던 시절은 마음 한구석에 치워놓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2병을 티내고 싶지 않아서 인터넷에 이런 허세글은 절대 쓰지 않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꼈던 감정은 도저히 그냥 마음속에 감출 수가 없었다. :-|

+

내가 재버워키를 보고 나서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이야기인데,

여덟살 때 '샬롯의 거미줄'을 읽었을 때, '펀은 더 이상 정기적으로 헛간에 오지 않았다. 그 아이는 자라고 있었고, 돼지우리 근처에서 우유 짜는 의자에 앉아 있는 것 같은 유치한 일은 조심스럽게 피했다.'라는 문장을 읽고 펀을 정말 싫어했다. '아니 도대체 왜 그 이쁜 새끼돼지를 지가 살려놓곤 왜 이제와서 피한대?'라는 생각을 했다.

몇 달 전에 다시 '샬롯의 거미줄'을 읽었는데, 다시 그 문장을 읽어보니 이제는 펀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간다. ㅠㅠ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