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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둘째 주 생각 정리.

    #1.
    지난주 ~ 이번주에 가장 많이 들은 곡 :

    • The Vaccines - Dream Lover
    • Portishead - Glory Box
    • Jamie xx - NY Is Killing Me
    • The Libertines - Up The Bracket
    • Dave Brubeck - Take Five
    • Talking Heads - The Great Curve
    • Talking Heads - Psycho Killer
    • 오렌지캬라멜 - 마법소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공부하다가 춤추고싶어진닼ㅋㅋㅋㅋ)
    • Danny & The Islanders - East Virginia
    • 쏜애플 - 낯선 열대
    • Nas - Cherry Wine







    #2.






    2013년 12월 4일이었나? 그날 외고 최종합격 발표가 있었다.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고, 도서관에 가서 '시계태엽 오렌지' 빌리고, 현대백화점 영풍문고에 잠깐 들러서 포스트잇을 샀었나? 아무튼 집에 돌아와서 저녁에 '킹 오브 썸머'를 봤다. 
    ... 사실 저 장면을 다시 보니 너무 좋다는 걸 쓰고 싶었는데 문득 영화 봤던 날이 생각나서 잡소리를 늘어놓았다.






    고3이 된 이후로 처음으로 가장 뜻깊은 주말을 보냈다. 할 것 다 하고 'The Double'도 봤다. 저 장면부터 해서 완전히 내 취향인 영화였다. 본격 자아분열 영홬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전에 재밌게 봤던 'Submarine'이랑 같은 감독 영화였다. 올해 좋아하는 감독이 둘이나 더 생겼다.
    수능끝나면 2017년 전까지 영화 118편 더 봐야지. 




    #3.



    월요일날 밤에 귀신을 봤다. 그날 밤에만 두 번이나 봤다.
    요새는 너무 피곤해서 눕기만 하면 1분만에 잠들어 버리는데, 누가 내 다리를 붙잡길래 엄마인가 싶어서 뒤를 돌아봤더니 엄마는 없고 건너편에 뭔가가 화장대 옆 책꽂이에 등을 보이고 앉아 있었다. 엄마가 핸드폰 충전기 뽑으려고 하는건가 했는데 엄마도 아빠도 아니었다.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다시 잠들었다.
    몇 시간 뒤에 문득 깨었는데 짐승같은 것이 나를 보고 있었다. 생김새는 '판의 미로'에 나오는 판을 닮았는데 온몸이 새빨갛게 칠해져 있었다. 너무 놀라서 고개를 돌리고 다시 눈을 감았는데 등골이 서늘해졌다. 저게 귀신이구나, 가위에 눌렸나보다, 싶었지만 피곤한게 더 앞서서 뭐라고 소리를 지를 생각도 않고 다시 잠들어 버렸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귀신을 두 번이나 봤는데도, 그리고 깜짝 놀랐는데도, 공포보다 피로가 앞서서 그냥 잤다는 거다. 그것도 아주 푹 잤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봐도 귀신이랑 대면해보기는 처음이었는데 전혀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4. 


    죽음과 살가죽


    왼발 새끼발톱이 죽었는데 여태 모르고 있었다. 나는 안 죽었는데 내 몸의 일부는 죽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내가 좀비가 된 것 같았다.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동안 내 발톱은 혼자서 죽음을 맞이했을 생각을 하니 발톱이 귀엽게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전에 읽었던 죽음과 관련된 몇 가지 문장들이 떠올랐다.

    그때 ,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무서웠다. 그와 나는 마지막 시선을 교환하면서 작별했고, 차가운 흙구덩이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오로지 그의 몫이었다. 그리고 또 나의 몫이기도 할 것이었다. 다 똑같이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그 무서움은 공유되는 것이 아니고 각각 저마다의 몫일 뿐이다.

    -「라면을 끓이며」, 김훈 (138쪽)


    해골이 또 있군. 저건 법률가의 해골일지도 몰라. 지금 그의 궤변, 변론, 소송사건, 토지 보유권 따윈 모두 어디에 있지? 저 무뢰한에게 더러운 삽으로 머리통을 얻어맞고도 왜 구타 행위에 대해 고소하지 않는 거야?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 부분을 다시 찾아 읽다가 더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일어났다. 아주 잘생긴 남자도, 뛰어난 법률가도, 소설가도 땅에 묻히고 나면 모두 똑같은 해골로 변한다. 살가죽을 비롯해 우리가 살면서 일으키는 모든 일들은 죄다 의미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거다. 
    살가죽을 떠올리자 온갖 잡념이 더 터져 나왔다. 결국 살가죽은 언젠가는 썩어서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우리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 것은 죽은 뒤의 천편일률적인 외모가 아니라 살아 생전의 외양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살가죽의 가치를 어떻게든 더 높여 보려고 안달을 해 댄다.






    #5.
    수능이 끝나면 써야 할 글들이 너무 많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의 죽음을 기록하고 평가한 '죽음 대백과'도 만들어야 한다. 영화도 130편이나 봐야 한다. 이 모든 걸 할 생각만 해도 너무 설레고 내가 수능에서 대박을 쳐서 탱자탱자 놀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빨리 이 모든 것들이 지나가고 대학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되면 좋겠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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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다음주부터 기말고사 기간이다. 그래서 목요일부터는 1교시부터 8교시까지 쭉 자습만 했다.
    애들이 학교에서 쓰는 교재 들이파는 동안에 나만 신바람 나서 8시간 내내 시험공부는 1도 안하고 확통 모평균 공부하고 내신에 들어가지도 않는 사문 공부하고 수능완성 풀고... 마이웨이로 살았다. 
    어차피 이것도 시험공부는 맞잖아...









    학교 한복판에서 방황하는 나같군. (중2병스럽다)
    처음에 엄마가 이 그림책을 보여줬을 때는 '디스코 하렘' 작가가 애들 책도 썼구나.. 했는데 아니었다. 
    그냥 유럽 출신 작가들이 그린 그림이 풍기는 분위기가 다 그런가보다. 







    도서관에서 책 두권의 제목을 서로 합쳐서 '조이 디비전'으로 잘못 읽었다.

    저 날 '핏빛 자오선'을 빌릴 생각이었는데 그건 없고 '카운슬러'만 있었다. 중3때 서점에서 별 생각 없이 집어서 읽었는데 첫 장면부터 장난 아니게 야해서 충격 받았던 생각이 났다. 너무 충격받아서 거기까지만 읽고 다른 책을 읽었는데. 어찌나 인상적으로 야했는지 열 페이지도 안 읽었는데도 지금까지도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야한 소설 TOP 10에 든다.










    아니 연애하는 걸 부모한테 허락받아야 한다는 건 그렇다쳐도 담임한테 허락을 받아야 할 이유가 대체 뭔지 모르겠다. 지금 무슨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대체 뭐야. 짜증났다. 어른들은, 저렇게 청소년기에는 지긋지긋할 정도로 애들 인생에 간섭해대면서 스무살이 되면 곧바로 내팽개쳐버리고 니들 인생은 니들이 알아서 살아라, 이런 태도를 보여서 짜증난다.











    #8.




    아빠에게서 새 신발을 선물받았다. 나이키 에어맥스.
    단화만 줄창 신었다가 간만에 운동화를 신었더니 발에 로켓을 다는 듯했다. 걸을 때마다 통통 튀어서 조금 힘들었다.







    학교 독서실에서 문제집 챙기러 가다가 거울을 봤는데 입술이 너무 메말라 있었다. 짐 챙기면서 잠깐 립밤을 발랐는데 그 이후로 그 립밤을 어디에다 두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원래 있었야 할 필통 안에도 없었다. 마침 오늘 학교가 일찍 파해서 집 오는 길에 립바세린도 새로 샀다. 너무 귀여워서 못 쓰겠다.






    #9.
    리버 피닉스는 어렸을 때 어부가 물고기를 죽이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아서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 글을 읽으면서 채식주의자도 타고난 어떤 유전자가 있어야만 되는 것인가보다 싶었다.
    나는 어렸을 때 수산시장에서 아저씨가 식칼로 물고기를 내리쳐서 기절시킨 다음에 머리를 자르는 걸 보곤 감명을 받아서 그걸 그대로 소꿉놀이할 때 따라했는데. 그리고 아주 철저한 육식주의자가 되었지. 이젠 채식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채소만 보면 그냥 몸이 지친다.






    #10.

    토킹 헤즈 완전 내 취향이다. 덕질도 뭔가 열정적으로 들이팔 필요 없이 소소하게 해도 괜찮은 느낌이다.
    (왜 내가 좋아하는 밴드들은 우리나라에선 인지도가 낮은걸까... 슬프다.....)

    각설하고. 토킹 헤즈 입덕했을 때 제일 먼저 찾았던 데이비드 번 사진이 이거였다.




    오 말쑥한데? 하고 더 찾아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깨깡패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셸 공드리 영화에 나오는 사람같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깨깡패 사진만 여럿 모아서 애들한테 완전 쩔지 않냐고 보여줬는데 하나같이 반응이 차가웠다.ㅠ






    너바나도 음악은 100% 내 취향은 아닌데 커트 코베인 소소하게 덕질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저 사진 보고 나서 커트 코베인이 더 좋아졌다. 이건 이 사진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이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더 봐야만 한다.




    공부 다 끝나고 다 끼적댈걸 내가 뭐하러 이러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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