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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3월의 영화

    Climax (2018) dir. Gaspar Noe ☆

     

     

    이렇게나 보고 나서 기분 더러워지는 영화는 이게 처음이었다. 개강하기 전날에 산뜻한 영화 가족이랑 봐야지^^ 했다가 나의 선택에 뼈저린 후회를 느꼈고... 그만큼 가족에게 비난까지 받음...

    가스파 노에가 뇌때리는 감독으로 악명 높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만 이런 방식으로 사람 기분을 잡치게 만드는 감독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걍 보고 나면 같이 마약 빤 것처럼 정신 하나도 없고 힘 쭉 빠지고... 그리고 그냥... 너무 더러워... A24가 내게 이런 상처를 주다니...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1958) dir. Louis Malle ★

     

     

    사실상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원로 프랑스 여배우 (프랑스 원로 배우들 너무 빻은 사람들 많아서 안 좋아함) 잔 모로가 나와서 본 영화. 그러나 여기에서 잔 모로는 딱히 핵심 인물로 등장하지는 않았다. 

    사소한 실수 하나하나가 모여서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양상을  무척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음악도 분위기를 무척 푸근하게 만들어서 찾아봤더니 마일스 데이비스가 만든 곡들이었다. 최근에 본 프랑스 고전 영화들은 다 지루하게 봤는데 이 영화만큼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봤다. (제목이 주는 느낌이 무거워서 이 영화 역시 꽤나 우울하고 지루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완전히 빗나감)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2015) dir. George Miller 

     

     

    고2때는 그냥 와 재밌다!! 정도였는데, 이 영화를 처음 본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페미니즘이 더욱 떠오르게 된 영향이 큰 것인지 이번에는 엄청 인상깊게 봤다. 퓨리오사=간지 그 자체다... 헐리우드에서 이렇게 멋진 여성 인물들이 나오는 영화가 앞으로도 많이 나오면 참 좋을 텐데. 

     

    저수지의 개들 (1992) dir. Quentin Tarantino ★☆

     

     

    뭐 볼지 고민하다가 마침 넷플릭스에 새로 들어왔길래 본 영화.

    나는 펄프픽션 외에는 퀜틴 타란티노 영화 중에 재밌게 본 영화가 별로 없었기에 (바스터즈의 경우에는 잘 만들었다, 우리도 일본군 시원시원하게 조지는 영화 만들면 참 좋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역시 재밌다고 느끼진 못함) 이 영화도 딱히 재밌진 않았다. 다만 영화에서 벌어지는 상황 자체가 약간 인생 늘 이렇지 뭐... 싶은 상황이라서 피식 웃기는 순간이 많았다. 특히 팀 로스랑 스티브 부세미는 왜이렇게 늘 불쌍하고 고통스러운 건지... ㅋㅋㅋㅋㅋ 타란티노 본인도 출연하던데 거의 비중이 없다가 막판에 되게 허망하게 죽어서 그 부분에서 빵 터졌다.

     

    가을 소나타 (1978) dir. Ingmar Bergman 

     

     

    아직 이 영화 포함 세 편밖에 보지 못했지만 잉마르 베리만 작품 중 가장 실망스러운 영화였다.  나는 '페르소나'를 페미니즘적인 시각에서도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보기 때문에 베리만이 남성 감독임에도 여성을 성녀, 창녀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고 표현하는 것을 무척 마음에 들어했고, 이 영화 역시 모녀 관계를 다룬다기에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러나 가을 소나타의 주된 줄거리는 딸이 피아니스트로서 성공한 인생을 살면서 가족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에게 자신의 상처를 토로하는 내용이다. 어린애도 아니고 다 큰 딸이 어머니가 나에게 해 준것이 뭐냐는 식으로 따지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도 없었고 확실히 여성이 가정을 꾸림과 동시에 커리어를 쌓는 일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라는 생각밖에 들진 않았다. 어쩌면 베리만이 그런 문제를 느끼기를 노리고 만든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여전히 엄마=자기 모든 것을 다 내던지고 무조건 가족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밖에 보지 못하는 감독의 한계처럼 느껴졌다.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1960) dir. Billy Wilder 

     

     

    최근 들어 고전 영화를 유독 재미없게 보던 내게 아직 씨네필이 될 여지는 다분히 남았다고 위로해준 (ㅋㅋㅋ) 영화. 60년대 치곤 회사 내 성희롱, 성추행, 불륜도 되게 신랄하게 까서 좋았다. 전에 봤던 드라마 매드 맨과 비슷한 장면들도 많은데, 매드 맨은 2000년대에 와서 60년대를 배경으로 찍은 작품인 반면 이 영화는 정말로 60년대 그 당시에 만든 영화라서 작중에 나오는 장면들이 과거를 재현한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현재 사회의 모습'을 다룬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무척 흥미로웠다.

    셜리 맥레인은 이 영화에서 처음 본 여배우인데 (사실은 5년 전에 본 '월터 미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도 출연했지만 그 때는 이 배우를 몰랐다) 정말 귀엽고 매력이 넘쳤다. 오드리 헵번과 함께 출연한 '아이들을 위한 시간'도 곧 봐야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08) dir. Joel Coen, Ethan Coen 

     

     

    고1때는 제목이 멋있어 보여서 멋모르고 봤다가 신나게 졸아서 기억나는 게 안톤 쉬거의 머리밖에 없었다. 이번에 보니까 그새 아는 배우들이 많이 보였고... 음... 아직도 내용이 정확하게 감이 잡히지는 않는다. 그냥... 그 전엔 안톤 쉬거 보면서 헐 저 미친놈은 뭐야;;;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깔끔하군... 나도 저런 총 구해서 나쁜 놈들 처단하고 다니고 싶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다시 한 번 또 봐야겠다.

    원작 소설을 쓴 작가 코맥 매카시의 '핏빛 자오선'을 읽어서 그런지 작가 특유의 스타일이나 메시지가 영화에서도 느껴지긴 했다. 코엔 형제가 매카시 소설만의 분위기를 잘 이해하고 영화를 만든 것 같고, 그런 점에서 '핏빛 자오선'이 혹시라도 영화화 된다면 제발 제임스 프랭코가 감독하지 말고 (그놈은 왜이렇게 문학 갖고 설쳐대는 거람 ㅠㅠ) 코엔 형제가 만들어주면 좋겠다. 

     

    화양연화 (2000) dir. Wong Ka-Wai ★

     

     

     왕가위 영화 진짜 다 싫어하는데 (아직도 나는 중경삼림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나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벌써 재감상만 6번 시도해 봤지만 매번 대사 보고 오그라들어서 그만둠) 이 영화만큼은 내 인생영화로 꼽을 만큼 좋아한다. '문라이트'의 감독 베리 잰킨스가 왕가위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기사를 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문라이트'도 극장에서 울면서 볼 정도로 좋아했던 내 감정선에 잘 맞기에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

     

     

     

    올해 최고 기대작. 트레일러 뜨기 전엔 짐 자무쉬가 좀비 영화 찍는다는 소식 듣곤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의 분위기 같은 좀비물이 나오겠구나... 했는데 트레일러만 봐선 이전 영화들이랑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인다. 일단 지금은 이기 팝도 좀비 분장하고 나오는 거 보고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음. 

     

     

     

    이것도 빨리 개봉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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