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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강 직후의 삶

     

     

    종강을 이틀 전에 했으나 목요일 날 독일어 점수 확인+동아리 모임 때문에 학교에 아침 일찍 등교했다.

    단짝이랑 점심시간이 엇갈리는 바람에 거의 2, 3시 쯤이 되어서야 뉴욕비앤씨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빈속에 허겁지겁 먹어치워서 그런지 저녁 내내 탈이 나서 동아리에서 3시간을 간신히 버텼다. 맛있었는데 저녁부터의 추억이 너무 끔찍했음 ㅠㅠ 이 날 자체가 몇 개 틀렸을 줄 알았던 독일어에서 만점 받았던 기억 말고는 친구도 나도 기분이 꿀꿀한 상태였던 탓인지 그냥 좀... 많이 비극적인 날로 기억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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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에 도서전에 갔다. 

    내 기준 2010년 이후로는 도서전도 많이 변해서 예전만큼 할인도 많이 안 해주고 특히나 아동도서 코너의 경우에는 점차 그림책보다는 학습지 부스 위주로만 있었기 때문에 책을 이곳에서 다 쓸어담아 올 것이라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관심 가는 책 제목이라도 알아가야겠단 생각에 엄청 설렜다. 어릴 때부터 해마다 가는 행사였는데 중3때 이후로는 공부에만 치여서 못 가다가 거의 6년만에 가게 된 것이라 더 신나기도 했고.

     

     

     

     

    도서전 못 가던 6년 사이에 언어덕후가 되어버려서 이번에는 거의 외국서적 위주로만 구경을 했다.

    독일어 부스는 마침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언어라 더 열심히 구경했다. 닉 케이브 만화책도 있던데 나는 아직 독일어 쪼렙이므로 이해하는 내용은 거의 없었지만... 닉 케이브 실물이랑 완전 똑같이 잘 그려서 신기했음ㅋㅋㅋㅋㅋ

     

     

     

     

     

    대학출판부 부스에서 우리 학교 책들도 찾아봤다. 재미는... 없어 보이더군요 수군수군

     

     

     

     

     

    창비에서 청소년 대상으로 이런 책들을 많이 냈던데 세상이 아직은 페미니즘을 100% 배척하는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괜시리 흡족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이런 책 읽혀주는 어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설문조사 하고나서 받은 쿠폰으로 마신 건데 부스에 서 있는 사람들이 일을 엄청 못했다... 대동제 때도 그렇게 느려터지게 하는 부스는 없었는데... 심지어 맛도 흐리멍덩하고 별로였다. 

     

     

     

     

     

    올해 도서전 최고의 묘미는 문학 자판기와 운세 자판기였다. 근데 점 보는 것에 요즘 안달이 나 있었기 때문에 문학은 뒤로 제치고 운세부터 먼저 봤다. 주변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랬음. ㅋㅋㅋㅋㅋㅋ 자판기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게 애초에 바보 같은 거지만 그냥 사랑 관련해서 뜬구름 잡는 얘기가 나와서 은근히 실망하면서도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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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도서전에서 메모해 온 책들은:

     - 지금껏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소비하는 인간의 역사
     - 재판으로 본 세계사
     -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 채식의 철학
     - 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 마르타 아르헤리치
     -아무것도 아니야
     - 철학의 이단자들
     -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
     - 법률가들
     - 모든 것은 그 자리에
     - 불안의 책
     - 짐승의 시간

     

    저 책들을 다 사는 건 아무래도 힘들 듯해서 중도에 일부는 신청하고 이미 있는 책들은 방학 중에 틈틈이 빌려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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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연속으로 폭풍의 언덕과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봤다. 두 영화 다 정신적 소모가 어마무시한지라 토요일 밤부터는 캐시+히스클리프+아델이 느꼈을 감정 내가 다 끌어모아서 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폭풍의 언덕은 보면서 카야 스코델라리오 코가 무척 오똑하다는 생각을 했고 가따블은 보면서 레아 세두한테 빠져서 봤다. (넷상에선 푸른 머리 엠마 사진만 자꾸 돌던데 나는 2부에서 푸른기가 싹 빠진 금발의 엠마가 더 좋았음 흑흑 엠마 너무 좋아... 원작의 엠마도 좋고 영화의 엠마도 좋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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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에는 충동적으로 집을 나와 또다시 광화문을 향했다. 

    그리고 지하철에서 내리는 순간 깨달았다.

    월요일이라 박물관이고 뭐고 아무것도 열린 데가 없어서 꼼짝없이 교보문고나 가게 생겼다는 것을...ㅎ....

    그리하여 이날의 나들이는 어떻게든 교보문고에 가지 않겠다는 오기를 부리는 것이 목적이 되었다.

     

     

     

     

     

    일단 또 정동길에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위치에 원래 번번팅 언니가 졸업하던 날 저녁 사줬던 아하바브라카라는 식당이 있었는데 그새 없어져서 너무 슬펐다... 그 이후론 다시는 언니랑 못 만났는데... 아련하고 쓸쓸했다.

     

     

     

     

     

     

    더워 죽을것같은데.... 정처없이 배회했음;;;

     

     

     

     

     

     

    결국 일사병 걸리기 일보직전이다 싶은 순간에 커피빈 들어가서 음료수 마시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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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다음날 또다시 친구랑 덕수궁을 가기로 했다. ^^

     

     

     

     

     

     

    포담에서 점심 먹었다. 맛있었다. 탄탄면 처음 먹어보는데 향이 독특했다.

     

     

     

    버스 타고 시청으로 가는 길에 대한애국당 사람들이 지옥도를 펼치는 광경을 보느라 한 정거장을 놓쳤다.

     

     

     

     

     

     

     

     

    작년 말에 봤던 전시에서는 연초에 본 전시랑 겹치는 것들이 있었는데 이번 전시에는 올초 과천현대미술관에서 봤던 그림들이 일부 있었다.

    사진촬영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자마자 조류덕후인 친구는 새 그림을 열심히 찍었고 나는 그냥 보이는 대로 맘에 들면 다 찍었다. 전시관이 너무 조용해서 찰칵거릴 때마다 무척 뻘쭘했다. 둘 다 인스타도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린 대체 뭘 위해서 이걸 찍는 걸까 자기만족을 위한 거겠짘ㅋㅋㅋㅋㅋ 하면서 한참 낄낄댐

     

     

     

     

     

     

     

    위의 두 그림은 이번 시험기간 내 모습이 생각나서 찍었고

    밑에 그림은 뭔가 혼자 집에 처박혀서 재수하던 시절이 떠올라서 찍었다.  ㅋㅋㅋㅋㅋㅋ

     

     

     

     

     

     

     

     

     

     

     

    전시 보고 잠깐 덕수궁 주변 산책하다가 신촌으로 갔다.

     

     

     

     

     

    5시부터 여는 가게인데 5시 10분에 뛰쳐들어가면 너무 술에 환장한 사람들처럼 보일까봐 바깥에서 20분 정도를 더 방황하다가 들어갔다. 

     

     

     

     

     

     

     

    술판의 분위기도 싫고~ 술도 싫지만~ 예쁜 칵테일은 좋다네~

     

     

     

     

     

     

     

    샥슈카도 사먹었다. 그냥 속이 덜 니글거리는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 맛이다. 굳이 사먹을 필요는 없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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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학기를 하루 앞두고 엄마랑 기생충을 봤다. 보면서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면서도 와 어쩜 저렇게 악의 없이 다른 사람 폐부를 찌르는 행동 하는 금수저를 잘 표현했나 싶어서 그냥.... 다 보고 났더니 기분이 너무 더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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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특징: 잘 하고 난 뒤에도 내 능력조차도 인정 못하고 그날따라 운이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믿는다.

    이건 아마도 그동안 박터지게 살아도 인정도 못 받는 그지같은 구조에 너무 익숙해지면서 얻은 상처를 아직도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시절의 일기를 보면 '오늘 국어를 97점 받았다. 쉬발 나도 모르는 새 컨닝을 한 게 아닐까? 나 같은 천치가 그렇게 잘 봤을 리가 없다' 식의 일기가 참 많았다ㅋㅋㅋㅋㅋㅋㅋ....)

    성적 결과 하나씩 나오면서 내가 보이는 반응을 스스로 분석해보니 그런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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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깨달은 어처구니없는 것들:

     

     1)

      맨날 Ingrid Bergman이랑 Ingmar Bergman을 잘못 읽곤 하는데 학교에서 집 돌아오는 길에 둘의 성이 같다는 걸 깨닫곤 한참 혼란에 빠졌다. 똑같은 Bergman인데 왜 사람들은 잉그리드 버그만, 잉마르 버그만이라고 하지 않고 잉그리드 버그만, 잉마르 베리만이라고 하는 거지??? 심지어 둘 다 스웨덴인들이라 읽는 방식이 다를 리도 없는데??? ??????????????????? 지금부터 나라도 잉마르 버그만이라고 불러야 하나?? 근데 이름도 뭔가 둘 다 '잉'이 들어가서 비슷한데도 잉그리드에게는 '버그만'이 어울리고 잉마르에게는 '버그만'보다는 '베리만'이 더 찰떡같은 것 같다???

     

     2)

      그냥 밤에 자고 있다가 중간에 퍼뜩 깨어나서 스페인어로 까또르쎄??가 14이고 프랑스어랑 둘이 비슷하니까 루이 까또즈는 루이 14세인 거구나!! 를 깨닫고 다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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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판타지아 2000에서 좋아하던 곡 쇼스타코비치 거였네... 이미 어릴 때부터 쇼스타코비치는 내 취향이었던 것인가!!

    이런 거 보면 어릴 때 취향이 커서도 거의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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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학기 첫 날은 생각보다 수업을 일찍 끝내줘서 도서관 가서 금요일 날 도서전 가서 찜했던 책 한 권을 빌렸다. 만화라서 부담없이 읽기에 딱 좋은 철학서다. 생윤 공부할 때 선지로만 나오면 헷갈려서 사람 환장하게 만들던 내용들이 이렇게 읽으니 참 별것 아니구나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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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에 부모님 모두 아침 일찍 나가셔서 나 혼자 죽은 듯이 자다가 수도 점검하러 오신 분이 문을 두들겨서 간신히 일어났다... 진짜 딱 저 짤 같은 상태롴ㅋㅋㅋㅋㅋㅋㅋㅋㅋ깨어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어나서 간신히 씻고 친구 만나서 토이스토리 4 봤는데 막... 어릴 때 갖고 놀던 장난감들 생각나서 펑펑 울면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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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절학기 수업이 모두 노트북을 필요로 하기에 드디어 좋은 핑곗거리를 가지고 노트북을 새로이 장만하였다.

     

     

     

     

     

     

     

    사진으로는 표현이 되지 않지만 대동제 때 산 스티커들 붙이고 나니까 더 이쁘다.... 헠헠

     

     

     

     

     

     

    바탕화면은 요런 똘끼 넘치는 것들로 하고 싶었는데 이미지가 깨져서 생각보다 예쁘게 나오지 않아 그냥 잠금화면은 프란시스 하 + 바탕화면은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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