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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잼시기에 대충 정붙인 일기




    월요일 날 갔던 이 세계는 놀이터예요.
    지도 까막눈이라서 엉뚱한 곳으로 가서 한참을 헤매다가 찾아냈다. 2학기 들어서 학교 주변 식당가에 채식 메뉴가 늘어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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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대 기린제 시작하면서 학관 앞에 바람개비도 잔뜩 꽂아놨던데... 밤에는 좀 스산해 보이더니 낮에 보니까 이뻤다.
    이 앞에 나중에는 방방장도 설치했던데 나도 너무 가보고 싶었지만 인문대만 받아주는 모양이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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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적으로 안정을 많이 되찾았다. 매일 뭔가에 쫓기는 듯한 불안감, 목덜미를 붙잡힌 채 끌려다니는 듯한 느낌도 많이 사라졌다. 그만큼 히스테리를 부리고 싶던 충동도 많이 줄었고 마음도 훨씬 느긋해졌다. 느긋해진 만큼 내가 너무 풀어진 건 아닌지 걱정도 조금 되긴 하는데 그간 걱정은 과분하리만치 했으니 조금은 놓아두어도 인생은 알아서 잘 굴러가지 않을까 싶다.
    근 2주 동안은 몸도 무척 좋았다. 몸이 한결 가벼워서 박쥐에서 태주가 뱀파이어 된 다음에 길길이 날뛰고 다니던 게 이런 느낌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동안 매일같이 속병 나던 것이 스트레스가 심했던 탓이라는 걸 실감했다. 입맛도 생겨서 전보다 밥도 더 맛있게 더 많이 먹고 있다.
    망한 인생은 아가씨의 숙희라던지 뭐 그런 구원자가 나타나서 구제해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약함을 인정함으로써 구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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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내 동아리에서 만든 미술사 책도 받았고 이틀 뒤에는 뿅갹스토어 옷도 받았다. 공구로 많이 바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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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한테 늘 그래썽 이라고 보내려던 걸 오타를 냈다.
    대화 상황이 전날 버스에서 내가 내리겠다고 연거푸 얘기했는데도 무시하고 그냥 출발하려던 버스 기사에 대해 분노에 차서 투덜대던 상황이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욕을 한 것도 나름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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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랑 아빠에게서 받은 깜짝 선물ㅋㅋㅋㅋㅋㅋ 아직 어디에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서 학교에 들고댕기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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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돈의 신에 대해 배우면서 조는 바람에 필기도 혼돈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나저나 동양 신화는 서양 신화에 비해 훨씬 귀엽고 힐링되는 느낌이다. 그나저나 이거 논술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하지... HAㅏ............. 그래도 이번 학기에 듣는 수업 중 가장 재밌는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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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 립스틱을 선물받았다. 향이 무척 좋고 발색도 예쁘다.
    배경의 독일어는 1학기 때 힐링수업이었던 것과 정반대로 2학기 때는 아주 지옥 같은 수업이 되어버렸는데(ㅋㅋㅋㅋ) 그저께 시간을 좀 더 들여서 공부한 끝에 어느정도 감을 잡았다. 그치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은 남아 있다. 전에 독일어는 배우면 배울수록 알 수가 없는 언어라고 마크 트웨인이 말했다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참으로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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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를 다듬었는데 드디어.... 드디어...! 숏컷생활 3개월만에 딱 원하는 길이의 숏컷을 완성했다.





    미용실에 다녀와서 돈이 이미 좀 깨진 상태긴 했지만 갑자기 기분도 좋고 어차피 다음날은 내 생일이니 박스퀘어에서 바나나 푸딩도 하나 사먹었다. 인절미 바나나푸딩 엄청 맛있다... 저거 한 두 컵은 사서 먹어야 직성이 풀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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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시청각실에 신청한 영화 두 편이 입수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근데 시스터즈는 신청한 기억이 나는데 천국의 유령은 처음에 보곤 ...? 이게 뭐죠...? 했다. 저런 홀리한 제목의 영화 따위를 내가 볼 리가 있나 했는데 레박에 찾아봤더니 브라이언 드 팔마의 또라이 영화여서 그럼 그렇지 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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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끝무렵에 영화에 흥미를 잃었다. 그냥 좀... 많이 지루해졌다.
    결국 고민 끝에 왓챠플레이도 당분간 해지하기로 했다. 요즘 예전부터 보고 싶어했던 영화들 많이 올라오긴 하던데, 일부 영화들은 올라온지 두세달도 안되어서 바로 빠지는 거 보고 갑자기 정이 털렸고(...) 영화 외에도 최근엔 다른 덕질들로 소소하게 돈이 많이 깨져서 아무래도 요새 가장 자주 안 쓰는데도 빠지는 비용부터 없애 버리는 게 우선이겠다 싶었다.

    지난주부터 드디어 고1때 위시리트스에 넣어놓곤 여태 못 읽었던 The Unchangeable Spots of Leopards를 킨들로 샀다. 독서에 흥미를 잃어가다가 다시 재미를 붙인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나 사람을 빨아들이는 소설은 간만에 읽는다. 처음 맛보기로 읽었던 5년 사이에 약간 빻았군요...ㅎ.... 싶은 부분도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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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글 팀플에서 우리 조는 공연론을 맡게 되었다. 공연 쪽은 워낙 마니아 층이 아니면 잘 모르는 전시나 연극이 수두룩하다보니 시의성, 화제성을 모두 갖춘 작품을 찾기가 적잖이 힘들었다. 고민 끝에 뮤지컬 헤드윅을 보기로 하고 가장 싼 좌석 예약까지 다 마쳤는데 그날 밤에 할인받는 방법을 뒤늦게 발견해서 부리나케 환불을 하고 다시 예약했다. 가장 싼 좌석이 5만 5천 원이었는데 할인가로 R석에 앉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개이득이다.
    팀플 조원들이랑은 많이 친해졌다. 한 친구랑은 다른 수업도 같이 들어서 학교 가는 5일 중 무려 4일을 같이 보내게 되었다. 친목 같은 거 나는 밸루 관심 없고 사람 만나는 것도 귀찮아 하지만... 이 친구들이랑은 팀플 끝나고도 쭉 연락하고 지내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우리 단과대 특성상 지속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건 불가능함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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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양 리포트는 듄이랑 킬링 디어 중 하나를 분석할 생각이었는데 문득 묘진전이 생각난 뒤부터는 줄곧 묘진전으로 굳게 마음을 굳히고 있다. 작가님 신작 나온 거 최근에야 알았는데 너무 재밌음 헠헠...! (경성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라 자칫하면 일제 강점기 미화로 흘러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나 아직 연재 초반이니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나저나 저 짤 카톡 프사로 하고 싶은데 꾹 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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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망의 생일날이 되어서 빌리엔젤 케잌만 6조각을 단숨에 먹어치웠다. 하... 이 맛에 사는 거다...!
    생일이 지나고 나니 첫 중간고사가 2주 남게 되었다. 근데 휴강을 너무 많이 해서 배운 게 없어갖고... 뭘 공부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과제도... 당장 내일+개천절 날 제출해야 하는 게 있는데 하나도 손 안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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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학점으로 처음 채워 들으니까 목요일 무렵부터는 사람이 무너져내리는 게 느껴진다. 요새는 침대에 누우면 책이고 뭐고 아무것도 못 보고 바로 잠들어 버린다. 주말에도 꼼짝없이 집에만 틀어박혀서 누워 있다가 월요일을 맞고 있다. 아빠들이 왜 주말에 누워서 티비 켜놓고 잠들어 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막 뭔가를 때리고 부수고 쏘고 맞추는 그런 운동을 해보고 싶은데 지금같은 상태에선 그러다가 학점 조지는 건 시간 문제겠다 싶어서 보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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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ar is the mind-killer. Fear is the little death that brings total obliteration. I will face my fear. I will permit it to pass over me and through me. And when it has gone past me I will turn to see fear’s path. Where the fear has gone there will be nothing. Only I will remain."


    듄을 또다시 읽다가 쉬는 중인데 이 구절이 마음에 강하게 남았다. 예전엔 빡치는 일이 생기면 프래니와 주이에 나오는 사홍서원을 외곤 했는데 요즘은 이 구절을 떠올린다.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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