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일기 대충 휘갈겨 버리기

4월엔... 슬럼프가 왔었다.
머리 쥐어뜯으며 내일부터 갓생!! 외쳐놓곤 다음날이면 금수의 삶을 살기를 반복했음
블로그는... 덕질 하느라 업데이트 할 시간이 없었고.
5월 들어서선 다시 머리가 한결 맑아진 기분이긴 한데.... 진짜 정신 차리자... ^^










피키 블라인더스 웃긴 짤 왤케 많아 ㅋㅋㅋㅋㅋㅋ









내 마음이 썩은건지 문화접대비 용도가 생각보다 아주 건전해서 놀랬다. 그거 원래 막... 그런 K-누아르물에 나오는 양복입은 남자들처럼... 조선시대 탐관오리들처럼.... 나쁜 데다 쓰는 거 아니었어...?







외침과 속삭임.. 정말 좋았다.
페르소나, 제7의 봉인과 함께 잉마르 베리만의 쓰리톱 영화로 꼽게 되었음.

어린시절 똑같은 꿈을 반복해서 꿀 때가 많았다.
그렇게 반복해 꾸었던 꿈들 중 호수가 한가운데 있는 아주 고요한 정원에 혼자 앉아 있는 꿈도 있었는데, 맨날 쫓기고 발가벗겨지고 구타하는 악몽만 꾸는 내겐(...) 이례적으로 마음이 절로 평안해지는 꿈이었다.
그 꿈이 주던 쓸쓸하고도 기분 좋은 감정을 이 영화가 그대로 품고 있었다.





개소리 이론: 장수할 것이 확실해질수록 사람은 겁쟁이가 된다.
옛날 사람들이 정복 많이 하고 대체로 폭력적이었던 것은 어차피 짧은 인생 제대로 깽판 놔보겠다는 심보로 욜로 라잎을 즐겼기 때문...
당장 하루살이와 인간을 비교해 봐도 하루살이는 얼마나 미친놈 같은가. 지가 뒤지는지 사는지도 모르고 날뛰어 대니.
(적고 나니까 완전 개소리인 게 실감나서 현타온다)






전공 배우면서 가장 좋았던 게 문과 전공 치고는 딱 맞아 떨어지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었는데,
그 딱 맞아 떨어지는 것도 머리가 돌아가고 이해가 되어야 가능하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은 게 이 시험이다...









어릴 때 때늦은 튤립을 키우고 싶어 어쩔 줄 몰라하던 시기가 있었다.
어느날 엄마랑 공원 산책하다 돌아오는데 튤립 파는 아저씨가 보이길래 뛸 듯이 기뻐하며 한 송이 사갖고 집에 돌아왔는데...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머리가 떨어져 버려서 마상을 입었더랬다. 그땐 사물들에 말 거는 게 취미여섴ㅋㅋㅋㅋ 엄마가 "수미(내가 지어준 튤립 이름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는 내년에 다시 피려고 하는 거야. 죽은 게 아니라 계속 말을 걸어도 돼."라며 위로해 주었는데 "그치만 수미는 머리가 없잖아...!" 그러면서 다시는 수미에게 말을 걸지 않았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날 보았던 튤립들도 며칠 후 다시 확인해 보니 머리가 모두 떨어지고 없었다.



갑작스런 추팔:
지금도 그렇지만 초등학교 때 나는 타자를 빨리 쳤다.
문제는 다른 애들보다 너무 빠르게 쳤다는 거였다. 그냥 초1때 컴퓨터실 갈 때마다 한컴타자연습 열심히 했을 뿐인데 남들보다 월등하게 빨랐음.
학기 초에 타자속도 검사를 받을 때마다 애들이 와 얘 짱 빨리 쳐요!!!! 이러고 소리 지르는 바람에 매번 컴퓨터실에서 화제의 소녀★가 되어야 했다. 언젠가부턴 왠지 모르게 타자일짱이라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온종일 컴퓨터만 오라지게 하는 미친 히키코모리'로 인식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타자일짱의 전설은 날이 갈수록 스케일이 장대해져 결국 6학년 때 선생님에게 발탁되어 우리 반 여자 대표로 교내 타자 대회에 나갔소ㅋㅋㅋㅋㅋㅋ
대회에 나가면서 평소보다 느릿느릿 쳐서 이 굴레로부터 해방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But.... 아무리 애를 써봐도.... 걍 1등을 먹었다....
내 옆에 있던 우리반 남자 대표가 먼저 지 치던 것 포기하곤 와 얘 진짜 빨라요!!! 이랬고ㅋㅋㅋㅋㅋㅋ 그러자 하나둘 (선생님들 포함) 갑자기 내 자리로 몰려와서 내가 타자 치는 걸 구경했다. 정말이지 쪽팔려서 죽고 싶었다.....
그리고 며칠 뒤 상 받았음.
그래서인지 지금은 약간 기억이 미화되어 참..... 그시절 나는... 퀸스갬빗처럼 압도적으로 우월했지.... 이러고 있음






허스토리 전시 보러 서울시립미술관엘 갔다.






윤석남의 작품은... 언제나 봐도 좋다.
지금까지도 인생 전시로 꼽는 것이 2015년에 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열린 윤석남 전시회일 정도로.
온김에 이불 전시회도 봤는데 8, 90년대 한국에 이런 예술가가 있었다는 사실에 놀랬다. 않이... 이렇게 파격적인 여자 예술가를....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게 새삼 죄송스러울 정도였음.




크툴루 같기도 하고 윌리엄 블레이크 그림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꽃이 혼자 오똑 서있는게 기특하고 이뻐서 찍었음







중앙박물관도 갔음
그냥 상설전 아무거나 보려고 감.





저 문구 보고 맘에 들어서 나도 양산 하나 꺼내가고 싶었는데.... 왠지 이쪽 바구니만 텅 비게 될 것 같아서 놔뒀음
에너지의 균형을 중요시 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건 견딜 수 없다.





변상벽 그림을 실물로 봤다. 고등어냥이 너무 귀여워... 하아... 그림으로만 봐도 품에 쏙 안아들고 모셔가고픈 충동이 일었음





불교예술에 진심인 편이라 이미 반년 전에 본 불상들도 또 감상했음





인도부처님들... 잘생겼다
이렇게 잘생긴 부처님들이 있는데. 어째서 인도에선 불교가 다른 종교에 밀리고 만 것인가..




실명을 까고 글 쓰면 진실되게 추악한(ㅋㅋㅋㅋㅋㅋㅋ) 본심을 드러내지 못하고 가식을 떨게 된다. 그런 점에서 <월간 권태>에서도 필명으로 활동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고, 이 블로그 도메인도 내 실명으로 만들어 버린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월간 권태>는 어쩔 도리가 없지만 블로그는 이번주에 도메인 바꿨고 이름 추측할 만한 글들도 싹 정리하고 있다.


"You never really understand a person until you consider things from his point of view."


<앵무새 죽이기> 읽을 때 이 구절만큼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았는데(남을 뭐하러 이해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놈의 자식은 일단 후드려 패고 보는거다! 라고 생각하는 입장이었음), 요새는 애티커스가 저 말을 한 까닭을 알 듯도 하다. 그것도 나이듦의 증거인 것일까!






세상에 나쁜 전시는 없다....라고 생각했는데 이날 처음으로 이제껏 본 중 가장 별로인 전시가 생겼다.
보지마십쇼...
나 그림 보면서 음. 그림이구나. 하고 아무 감흥 없이 휘리릭 지나가 버리기는 처음이야. ^^
김초엽 정세랑 구병모 천선란 듀나 등등의 이름을 팔아 버티고 있는 전시라 생각함.



절친을.. 반년만에 만났다
아니 우리 왤케... 다들 바빠서 얼굴 한번 보기 힘든거냐..? 우정실현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 성실하게 살아온 대가인가??
역시 고등학교처럼 똑같이 바빠도 우릴 한군데에 묶어두는 수용시설이 필요한 걸까...??





북카페 파오 가서 아이리쉬몰트&아아도 시켜먹음. 항상 생활소음 적당히 있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왜인지 이날따라 엄청 조용해서 수다 떨기 사알짝 눈치보였다.




친구가 이거 너무 음모를 꾸미며 초조해하는 내 표정 같다고 했음

그다음에는 코지라운지 가서... 저녁식사 겸 술판을 벌였다.
한마디로 이날의 만남=최애식당 최애카페 최애술집 코스돌기였음.



이화그린 맛났다....
매실+스프라이트에 술을 섞어놓은 듯한 맛이었는데 시원하니 금세 잔을 비우게 되었음.
그간 시도해본 칵테일 중에선 가장 독한 편이었는지 다 마실 무렵엔 취기가 올라왔다.



술기운에 씐이 나서 한 잔으론 부족하다!!!! 하고 한 잔 더 시켰다.
나에게 칵테일 한번에 두 잔 이상 마시기 & 마티니 마시기=으른의 상징 이라는 근거 없는 로망이 있었기 때문에... 두번째로는 초코마티니를 마셔봤다. 그냥 마티니로 주문할까 하다가... 이미 살짝 취해 있어서 초코맛 나는 약한 술을 시켜먹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음. 그러나 그것은.... 판단미쓰였다.
저는 마티니가.... 일케 독한 줄 몰랐음.... 모르고 꿀떡 삼켰더니 목구멍에서 불을 뿜어내는 기분이 들더군요....? 심장도 쿵쾅거려서 운동장 세바퀴 뛰고 돌아온 기분이었음..
근데 또 적응하고 나니까 제법 맛나서.... 금세 다 마셨다....^^
돌아갈 때 졸지 않고 무사히 집까지 가기는 했지만 계단 오르내릴 때 다리 굳어서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기분이 굉장히 좋아져서 일요일 밤조차도 꽤나 달달하게 보냈고(자기 전에 펀치 드렁크 러브 다시 봤는데 드렁크한 상태에서 보니 너무너무 행복하고 좋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날부터 간만에 친구 만나서 좀 걸었다고 입 찢어지고 난리가 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술맛을 잊지 못하고 있다.
항상 기분 잡치는 상황 or 안전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는 상황(개강총회 날 가는 후줄근한 술집, 엠티 날 가는 파티룸 등등은 쫄보인 나를 위험한 곳에 노출되어 있다 느끼게 함)에서만 술을 마셨는데 이렇게 느긋하게 마시고 오니까 극락 같았다. 표현이 너무 이상하고 변태적인데 정말루.... 내 생에 그렇게나 모든 긴장을 푼 채 마냥 즐거웠던 것은 처음이었음... 하.... 주말공부만 하지 않는다면 매일 술을 끼고 살거야...
결국 술고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마무리되는 일기..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