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 🌺 장상 🎗​
  • 💫 goodreads
  • 🪆 letterboxd
  • 🦆 twitter
  • 🍕 since 2010. 03. 29​
  • invisible treasure (220918)

    이번주는 제법 나쁘지 않게 보냈다. 뭐든 풀면 잘 풀렸고 집중도 잘 되었다!

    ...라고 생각하자마자 그날 저녁에 집 와서 공부 조졌다. ^^……

    보통 취약과목이 있으면 한을 품고 시간을 들이부어서 어떻게든 극복을 하고 보는데 이상하게 재무관리는... 아무 의욕이 안 생겨서 지금도 또 아무래도 큰일났지 싶다..

    특히나 후반부 선물 부분이 ㄹㅇ 사람을 정병 걸리게 하는 것 같음.. 하....... 진짜 수험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98.6%는 잼관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근데 이 정도로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개선의 의지가 눈곱만큼도 생기지 않는다는 게... 노답이네요...

     

     

    *

     

    3년만에 대동제가 다시 열렸다. 내 조급한 성격상 머리 식힐 겸 축제 음식 몇 개 사먹자고 느긋이 줄을 서는 건 불가능할 것임을 알았기에... 몇주 전 선입금한 송충이상점 수건 수령하는 걸로만 만족했다.

    +) 드레스코드 맞춰서 전에 학교에서 공구했던 이화그린 맨투맨 입고 등교하고 싶었는데 이번주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서 별수없이 쨍한 초록색 반팔티를 대신 입었다. 내년 대동제 오기 전엔 미리 진녹색 여름옷 마련해놔야지..

     

     

     

    송충이상점 완전 잘 나가서 선입금 안 했더라면 줄 서서 한참 기다려야 했을 거다.

    저 나사빠진 듯한 문구가 킹랑스러워서ㅋㅋㅋㅋㅋ 기념품 삼아 두 장 사서 하나는 할머니 할아버지 드리기로 했다.

     

    수건 받고 열람실에 도착하고 나서야 집에 계산기를 놓고 온 것을 깨달았다.. 집에서 출발할 때 가방이 묵직한데도 뭔가 빼먹은 것 같고 찜찜하다면 잘 생각해봐야 한다. 보통은 머리끈이나 가그린처럼 없다고 큰일나진 않지만 있으면 좋은 것들을 잊어먹는데 이날은... 좀 심각했다.

    다행히 풀던 문제 중에 계산문제가 많지 않아서 그리 힘들진 않았는데(세법이나 잼회였으면 훨씬 더 고되었을 것이다) 계산기에 의존하는 데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단순 계산조차도 일일이 할 때마다 절절맸다. 1500*45가 있으면 15*45에 0 두 개만 붙이면 되는데 괜시리 불안해서 일일이 다 따져가며 계산을 했다..

     

     

     

     

     

    수앤수에서 대동제를 맞아 이화그린 부스를 열었다고 해서 집 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귀걸이 하나 사고 비즈반지를 받았다.

    비즈반지 맘에 쏙 드는 걸 찾지 못해서 3년 가까이 사고 싶어하기만 하고 못 고르다가 드디어 득템했다.

     

     

    *

     

    심심한데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면 예전 플래너를 읽어본다.

     

     

    재수생 시절의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멀쩡한 글씨로 꼬박 일기를 썼다. 지금은 걍 일기고 나발이고 너무 귀찮고 기진맥진해서 날림체로 대충 한두문장 적고 만다. 아예 미루고 제끼는 경우도 많고.

    저 시절엔 씨네필 꿈나무였기 때문에 수능만 끝나면 온갖 영화를 열심히 섭렵할 생각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뭐.. 실제로 수능친 당일부터 첫학기 시작하기 전까지 하루에 두세편씩 영화를 보면서 씨네필 라이프를 즐기긴 했는데..

    저 일기에 다짐했던 대로 러닝타임 엄청 긴 예술영화는 딱히 보지 않았고(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보고 나서 급 의욕 잃음), 잉마르 베리만도 딱히 덕질하지 않았다(가을 소나타 보고 급 의욕 잃음). ㅋㅋㅋㅋ

     

    휴학하기 전에 썼던 플래너들 보면 오히려 시험 진입한 뒤보다 더 열심히 살고 수업 들으면서 어려운 거 있으면 제때 보완책을 마련하며 살았던 것 같아서 좀 슬펐다..

    내가 제일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휴학하기 전에 뒤지게 열심히 놀지 않은 것인데... 그래도 나름 그 시기에 평소보단 여유롭게 살긴 했던 모양이었다. 2년 전 일기를 보니 스타듀밸리 3회차를 새로 시작할지 고민이나 하고 자빠져 있었다. 그 문제를 두고 장황하게 글을 써놔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

     

     

     

    크리스 리델이 삽화를 그린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샀다. 처음 위시리스트에 넣었을 때보다 4~5달러 정도 더 떨어졌길래 냉큼 샀는데, 그 다음날 환율이 올라서 기막힌 타이밍에 데려온 셈이다.

    원래는 <헨리와 준>을 읽고 싶어서 샘플을 받아 봤는데 초반부부터 대뜸 야한 장면이 튀어나왔고 하필이면 그 장면이 내가 극혐하는 상황에 대한 서술이어서 읽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사실 은하수....솰라솰라도 썩 재밌지는 않다. 그냥 SF 장르 자체가 나랑 잘 안 맞는다. 부분만 놓고 보면 웃기고 흥미진진한 요소가 많은데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은 지루해서 잘 안 읽힌다.

     

    *

     

    축제 마지막 날에도 학교에 가서 공부했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축제 분위기는 조금도 느낄 수 없을만큼 고요했다. 저 계단이 유독 삼도천을 건너는 것처럼 느껴졌다.

     

    대동제 즐기는 벗들을 바라보는 내 심정이엇음,,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법학관이 있으니 미나도 분명 나와 비슷한 심정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올해 축제에서 가장 핫했던 수건을 두 장이나 얻고 예쁜 비즈반지도 샀으니 나름 쏠쏠하게 축제를 즐기긴 한 셈이다. 공연도... 안예은에 이어 선우정아까지 놓친 게 아쉽긴 한데... 복학하고 나면 앞으로 공연 볼 기회가 많으니깐..

     

    *

     

    대면수업 시작한 뒤로는 학교 오갈 때마다 벗들의 패션을 열심히 감상하고 있다. 매일매일이 룩북을 구경하는 느낌이다. 오오 저런 옷은 저렇게 입으면 되겟군… 저 옷 색깔이 맘에드는군… 이러면서 나름대로 패션 연구... 분석...을 하고 자기 전에 에이블리에서 아이쇼핑 하고 나면 하루가 간다.

    근데 항상 옷은.. 구경할 때가 가장 흥분되고 막상 장바구니에 이것저것 담은 다음 최종 결정을 내릴 때면 맘이 짜게 식는다.

     

    *

     

    기질유형 검사를 어디선가 주워듣고는 한번 해보았다.

     

     

     

    근데 엠벼보다 내 캐해가 더 잘 맞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담즙이랑 점액은 정확히 뭘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귀찮아서 더 찾아보진 않았다.

     

     

    *

     

     

    토요일 밤에는 공부 끝나고 나서 <티탄>을 봤다.

    나는 이 감독이 <로우>보다 더 골때리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로우는 줄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데 티탄은 보는 동안엔 납득을 하다가 막상 다 보고 나면 헐 근데 아까 걔 왜 그런거임??? 하게 된다. 그래도 굉장히 훈훈한... 훈훈하고 따스하고 웃기는 가족영화였구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재밌게 잘 봤다.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