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감옥이라면, 갇힌 채 살아가다가도 벽이 어디 있는지, 자유의 한계가 어디인지 정확하게 깨닫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과연 벽뿐인지 아니면 탈출 통로가 존재하는지도. 티나에게는 학교 졸업파티가 그런 순간들 중 하나였다. 적발된 밀수꾼들은 자포자기하면 티나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그럴 때면 주로 그녀의 외모를 공격했다. 몽골인처럼 생겼다고도 했고, 죽는 편이 낫겠다고도 했다. 티나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거친 일은 다른 직원들에게 맡기고 범법자를 지목하기만 하는 것은 그런 이유였다. 연극이 끝나고 가면이 벗겨지는 순간의 두려움을 피하고 싶었다. 티나는 밖이 보이지 않도록 의자를 반대편으로 돌려 앉았다. 어떻게 저런 바보짓을 할 수가 있지? 마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가마우지 섬의 생활』의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