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지독히 유취를 풍긴다

2020년 말에 한 해를 돌아보면서 연초에 비해 내가 훨씬 성숙하게 변했다는 생각을 했는데, 공부 시작하고 나니까 연말의 나는 또 지금에 비해 한참 애새끼였던 것 같고, 또 지난 달의 나도 이번 달의 나에 비해 구상유취 쩌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이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 나는 갓 초등학교 6학년이 된 꼬마였네. 그때는 1학년 애기들 보면서 요즘애들은 참 작은 것 같애~ 이랬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애가 자라서 온갖 일을 겪은 끝에 고시생이 될 줄을 그때는 몰랐지.. 고등학생 때조차도 스물네 살 정도 된 선배들 보면 왠지 이미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영웅호걸을 본 것만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그때 그 언니들도 이곳저곳을 헤매던 사람들이었겠구나 싶다.

 

 


 

 

의외로 살다 보니 20대 안에 모든 걸 끝장을 보지 않으면 이미 모든 게 늦어져서 다 틀려먹었다고 보는 풍조가 만연한데, 아무래도 이것은 하루빨리 정착을 하고 자손을 보아 정상가족을 이루는 것에 급급한 구시대적 인류의 잘못된 열망이 낳은 산물 같다.. 그래서 나는 그냥... 20대를 무슨 욜로족 마냥 팅가팅가 놀고 돈벌이 수단 마련까지 마쳐야 하는 시기로 보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패를 다 써 보는 시험의 시기로 생각하고자 한다. 

20대 때 모든 걸 완성한다? 그건 알렉산드로스나 가능한 거고... 걔는 일찍 이룬 만큼 일찍 뒤졌어요... 

평균수명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조선시대에도 느지막이 과거 붙어서 일하고 그랬는데 백세인생 산대는 21세기에 내가 뭐하러 마음 조급히 먹어야 하나??????

 

 


 

 

어린 시절부터 나는 일흔다섯이란 나이가 딱 적당해 보여서 그 나이에 죽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지난해에 할아버지가 팔순을 맞으셨을 때 당신께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뒤로는 아무래도 나의 그런 소원이 은연중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먼지 같은 존재로 취급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 꿈을 포기해 버렸다. 어느어느 시점에 죽게 해 달라고 비는 대신에 그냥 나이를 너무 먹어도 병들어 고생하지 않도록 몸을 잘 보전하는 쪽으로 목표를 바꾸었다.

 

 


 

 

불과 반십년 전만 해도 나는 꽤... 양키스러운... 실없이 하와유 하며 껄껄 웃어줄 것만 같은... 그런 이지고잉한 인간이었음

그랬던 사람이 매일 초조해하고 궁시렁대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으로 변한 것이 참 신기하죠???

 

근데 요새는 자괴감 박사논문 준비하는 사람마냥 살아봤자 정신병만 걸리고 얻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쉽게 쉽게 살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설사 일이 잘못 풀린다 하더라도 적어도 심신만큼은 건강하게 건져낼 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이 삶을 올바르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에는 성공해도 불행했고 실패하면 다시 딛고 일어기가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거다.

 


 

 

 

 

 

 

요즘의 시는 거의 읽지 않지만(일제 강점기~80년대 시가 취향임) 얘네들은 나의 심금을 울렸다...

 

 

 


 

 

 

 

 

 

 

 

저기 내가격 상태에 표시한 동그라미가 너무 완벽하게 그려져서 꼭 인쇄한 것 같아가지고 기념 삼아 촬영했다.

 

 

 


 

 

1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는 추팔을 하기 위해 길동생태공원을 갔다.

나의 기억 속 이 공원은 올챙이가 많이 있고, 까치밥으로 나무에 매달린 개구리가 인상적이었고, 벌집 모형이 징그러웠고, 단풍잎 씨앗은 던지면 빙글빙글 돈다는 것을 가르쳐 준 선생님이 있는 곳이었다.

근데 한겨울에 가보니까 막... <소비에트 연방 해체 직전 농촌 사회의 모습> 뭐 이런 제목의 다큐멘터리라던가 벨라 타르 영화에 나오는 황폐한 시골 마을 같은 상태였음

 

 

 

 

 

 

여기서 올챙이들 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꽁꽁 얼어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잎이 죄다 떨어져 버려서 무엇이 둥굴레고 무엇이 상사화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태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날은 새들도 보이지 않았다....

볼 것이 없었던 탓에 이대로 산책 끝내기는 아쉬워서 근처 허브천문대였나?? 여튼 5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또다른 공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저 천문대 너무 귀여워서 첨성대보다도 작아 보이는 데 정말로 저기서 별을 볼 수 있기나 할까 싶었다. 잠겨 있어서 들어가보진 못함

 

 

 


 

설 연휴 직전 상황:

 

 

 

 

 

 

 

밀린 보강 따라잡느라 하루 3, 400페이지씩 나가면서 지옥을 맛봄

but.... 연휴 지나고 나서도... 진도를 다시 따라잡고 나서도.... 나아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삶의 질은 더욱 낮아졌지

하하하하!

 

 

 


 

 

 

 

 

 

 

 

 

이것은 나의 문학관을 너무나도 집약적으로 잘 보여주는 짤이어서 어딘가에서 보곤 주어왔다.

 

 

 

 

 

 

 

 

이거 아이즈 와이드 셧이랑 트윈픽스 버전만 알고 있었는데 양들의 침묵도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

 

 

 


 

 

 

 

 

 

 

 

다 외우고 나서 보니까 갈겨쓴 것 치곤 글씨 잘 쓴 것 같아서 사진 찍었다

 

 

 

 


 

 

분명 앞으로 많이 쓰게 될 거라 생각해서 작년 여름에 아이패드를 산 거였는데, 씨파 진입하고 나니까 문제집 답지 확인할 때 외에는 아이패드를 쓸 일이 거의 없다... 교재들이 워낙 두껍다보니 이북을 따로 팔면 집 이외 장소에서도 부담없이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지난 학기 싸강 들을 때 생각해 보면 아이패드 배터리가 필기량을 감당해 낼 리가 없을 듯하고.

아까운 마음에 그냥 스터디플래너라도 아이패드에다 쓸까 고민도 했는데 그러자니 또 지금 쓰고 있는 플래너가 괜히 아깝고(엠엠엠지 플래너인데 설레발 치고 작년 늦여름에 사뒀었다..)..... 이래저래 예측해둔 바와 현실이 엇갈려 버리면서 쓸데없는 잡고민으로 머리를 썩히고 있다.

 

 

 


 

 

 

 

 

 

 

 

요샌 영어책 중에 딱히 읽고 싶은 것도 재밌게 읽히는 것도 없는데 최근에 근원을 알 수 없는 물욕으로 근질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지른 The Phantom Tollbooth는 무척 재밌다. 일러스트도 예쁘고 내용도 참신해서(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현대 버전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모리스 센닥이 괜히 추천을 한 게 아니구나 싶다. 그러나 자꾸만 동시에 많은 책을 사고 읽고픈 요즘이 마음 탓에 절반 읽고 나서부터는 진도를 못 나가고 있다..

최근에 읽어야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사놓은 책들(+다시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책들):

 - 옥타비어 버틀러의 <킨>,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어슐러 르 귄 수필집, 35년 6권, 쥐, 롤리타,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백석 시집

그리고 여기다 또 새로 마음에 드는 책이 보이면 못 견디고는 어김없이 구해오고 말기 때문에 진짜 환장파티다. 며칠 전에는 알라딘 가서 또 책 사다가 밀린 책이 너무 많아 결국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게 되면 죽음을 택하고 말지 않을까 싶기도 했음... (개소리다)

산책할 곳이 마땅히 없다 보니 알라딘 중고서점 아니면 교보문고만 뻔질나게 드나드는데 이러한 산책 코스가 나의 올발지 못한 소비습관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곳 가서 뭐 새로 나온 거 없나 구경하지 않으면 사는 게 재미가 없는 걸...

 

 

 

 


 

 

 

 

 

 

 

문득 <파과>가 생각이 나서 꺼내 봤더니 잊고 있었던 아트하우스 모모 쿠폰이 툭 튀어나왔다.

하... 이거 학교 입학하고 나서 <콜레트> 한 편 본 것 외엔 한번도 이용을 못했음 ㅠㅠ

현장강의 듣던 시절에는 시간 안 맞아서 극장을 갈 수가 없었고 싸강 시절에는 모모 문을 닫아서 못 갔다..

 

 

 

 


 

 

졸음 대환장 파티를 벌였다.

 

 

 

 

 

 

 

졸면서 필기하려니 힘이 없어서 자산에다 동그라미 제대로 못 쳤음

 

 

 

 

 

 

 

 

16만원까진 간신히 적고 55,500원부터는 정신이 나가버린듯..

 

 

 

 

 

 

 

 

 

이건 12월 30일부터 정신줄을 놨나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등학교 때도 졸면서 필기하면 '10년간 치매이셨어' 등등의 뜬금없는 헛소리도 적을 때가 많았는데 (이것을 나는 '졸림방언'으로 명명하였다) 이번에는 '디게 바쁘겠네'라고 적어놓곤 도중에 정신이 들었는지 지워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석촌호수 오리들은 참 귀엽다. 꽥꽥대는 소리도 귀여워 죽겠어!

 

 

 

 


 

 

 

 

 

 

 

또 책 산 사람.... 하...

특히나 중고서점에서 맘에 드는 책을 보면 아 이거 내가 지금 안 사면 다른 사람이 가져갈 텐데??? 근데 이건 리커버 판인 데다가 재미도 있어서 너무너무 특별한 책 같은데???? 싶은 마음에 안달이 나서 안 살 수가 없다...

여기에 더불어 작년 여름부터 럭키백 할인+학생증 할인 받기 시작한 뒤로는 거의 반값에 책을 살 수 있게 되어서 그야말로 폭주로 불타오르고 있는 나에게 기름을 들이붓는 꼴이 되었음..

 

 


 

토익을 처음 쳤고, 리스닝을 생각보다 죽을 쒔을 것 같아 아 결국 영어과의 수치가 되나, 했는데 다행히 점수가 예상보다도 훨씬 잘 나왔다. 요즘같이 맞추는 문제가 없는 시기에 내가 아주 무능한 사람은 아니라는 큰 위안이 되어 주었다.

며칠 전에는 또 혼자 쌍욕하면서 공부하다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여태까지 해온 것을 중 가장 어려운 공부라는 걸 새삼 느낀게... 정신 차린 뒤로는 대학교 들어가고 나서도 공부 되게 열심히 해서 한번도 시험에서 5개 이상으로 틀려본 적이 없는데(근데 중회에선 반타작함ㅋㅋㅋㅋㅋ 갑자기 진로 잘못 선택한 게 아닌가 싶어서 덜컥 겁이 나네) 하... 2주 연속 모의고사에서 반타작도 못해서 슬프다... 

그치만 좆같다고 생각하지 말고 맞춘 개수만큼을 더 맞추면 90점이고 합격컷이라고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려고 하고, 또 그런 사고방식으로 방향을 트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은 내가 예전보다 훨씬 멘탈이 강해졌다는 좋은 신호일 것이라고 믿는다. 

근데 웨 문제 풀 때면 그따위로 고삐풀린 송아지 새끼처럼 날뛰어서 난장판을 쳐놓는거야????? ㅠㅠ 이것도 그냥 아직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생초보이기 때문에 요령이 없어서라고 생각하자. ㅠㅠ

 

 

 


 

 

 

 

 

 

크라이테리온 채널 vpn을 드디어 뚫고 정기결제권을 끊었다! 그동안 보고 싶었는데 구할 루트가 없어 애가 탔던 영화들이 여기 모두 모여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하다!!

왓챠나 넷플릭스에 비해 훨씬 비싼데, 아무래도 수입이 한 푼도 없는 상황에서 왓챠와 스포티파이 외에도 정기적으로 12,000원 가량을 더 내야 할 생각을 하니 영 부담스러워서 한 달 정도만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왓챠 구독을 당분간 끊고 크라이테리온을 대신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봤으나 엄마와 아빠도 왓챠를 종종 사용하고 있고 실상 나는 일주일에 영화 한 편 정도나 보니 굳이 나 하나만을 위해 영자막만 지원되고 훨씬 비싼 크라이테리온을 택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포기함.

크라이테리온 새키들... 이새키들 왠지 영국 프랑스 미국 등등에만 서비스 해주는 점+플레이어가 아무 기기에서나 재생되지 않는다는 점이 디게 얄미운데 또 좋은 영화들은 다 여기 한데 모여 있어서 도무지 미련을 못 버리겠다... 몇 년 내로 돌아와서 제대로 뽕을 뽑아주마

 

구독을 시작한 첫날에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을 보려고 했는데 버퍼링 심해서 그냥 시스터스 봤다. 매우 골때리는 영화였다.

 

 

 

 


 

 

 

 

 

 

 

 

 

새 교재가 도착한 현재 나의 상태.










아~~~ 김해경 착즙 대체 언제쯤 멈출 수 있으려나!!!!

yunicorn